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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느 시청 공무원이 받은 '녹조근정훈장(綠條勤政勳章)'문경춘 편집국장
거제시대 | 승인 2017.03.06 11:18
▲ 거제타임즈 문경춘 편집국장

우리나라에는 크게 11가지의 훈장이 있다.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비롯해 건국훈장, 무공훈장, 근정훈장, 보국훈장, 수교훈장,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훈장, 체육훈장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중 무궁화 대훈장은 단일 등급이지만, 나머지 11가지는 다시 5등급으로 나뉜다. 따라서 등급별 훈장까지 합치면 모두 51가지가 되는 셈이다.

상훈법은 "대한민국 국민이나 우방국민으로서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자에게 수여된다"고 서훈의 원칙을 규정해 놓고 있다. 서훈 기준에 대해서는 "공적 내용과 그 공적이 국가사회에 미친 효과의 정도 및 지위, 기타 사항을 참조해 결정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동일한 공적에 대해서는 훈장을 거듭 수여하지 않는다. 여러개의 무공훈장을 수여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여러 전투에서 공을 세워 각 전투에서 그 공적으로 훈장을 받았을 것이다.

훈장의 권위가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을 대통령이 한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훈장은 정부 각 부처 장관과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등의 추천으로 서훈된다.

행정자치부 상훈 심의회에서 추천자를 심의하지만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내리도록 돼 있다.

훈장은 그 자체로 우리사회에서 존경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원칙적으로 보상을 전제로 수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서훈자의 공적을 치하함으로써 명예를 드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궁화대훈장은 국가원수와 그 배우자에만 수여된다. 대통령과 배우자, 우방원수와 배우자 또는 우리나라의 발전과 안보보장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전직 우방원수 및 그 배우자가 자격 요건에 포함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경우 취임식 때 행자부(옛 총무처) 장관이 증정 한다. 무궁화대훈장은 현재까지 100여개 정도가 수여됐다.

훈장의 종류와 등급에 따라 모양과 제조가격은 각각 다르지만, 모든 훈장에는 일정량의 금을 사용토록 규정돼 있다고 한다. 훈장은 수여받는 것 자체만으로 자신은 물론 그 조직이나 가족에 까지 명예가 미친다.

훈장 가운데 퇴직공무원(군인과 군무원은 제외)에게 수여하는 것이 있다. 근정훈장(勤政勳章)이 그것이며, 여기에는 5가지가 있다. 퇴직시 직급이나 직위에 따라 훈장의 등급도 나뉘어 지는 것이다. 30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의 퇴직시 직급이 5급(사무관급) 이하면 '옥조근정훈장', 4급(서기관급)은 '녹조근정훈장', 3급(부이사관급) 이상이면 '홍조근정훈장', 차관급일 경우 '황조근정훈장', 장관급은 '청조근정훈장'을 수여 받는다.

하지만 퇴직이 아닌 재직 공무원이 훈장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3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퇴직공무원에 대해서만 근정훈장을 수여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모든 공무원들이 그러하진 않겠지만 오랜 기간동안 묵묵히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국민들로 부터도 인정받을 수 있기에 훈장을 받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재직중인 공직자가 훈장을 받는다는 사실은 공무원 가운데에서도 분명히 남다른 표상이 돼야 가능하다. 그것도 충분한 공로가 있어야 하고, 그 공로가 국가와 국민들에게도 표상이 돼야 가능하다.

이런 공무원이 최근 거제시청에서 탄생해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거제시 여경상(57) 주민생활과장이 국가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을 수여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사무관으로 승진한 여 과장은 마전동장과 옥포1동장으로 재직하면서 매일 오전 8시 이전에 출근해 통장들에게 일일히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밤사이에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일이 벌어졌다면 행정에서 어떤식으로 대처해야 하며 어떻게 도울것인지 등을 시와 협의해 시급히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이 맡은 책임지역에 대한 동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 공복자(公僕者)의 책무이자 의무임을 몸소 실천한 것이었다.

훈장 수여로 인해 뒤늦게 밝혀진 여 과장의 공복된 도리는 비단 이 뿐이 아니었다. 오후에는 지역 순찰을 돌며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세밀하게 파악한 후 개선해 나갔으며, 사정이 딱한 어르신 40여 명에 대해 월 2회 무료 목욕을 실시해 왔던 것으로도 밝혀졌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장승포동과 옥포동에 있는 목욕업주 2사람에게 간절한 도움을 요청해 승낙을 받았다.

옥포1동장 재직 당시에는 새벽 4시에 쓰레기 차량에 직접 탑승해 인부들과 함께 땀흘린 사례는 감동을 더한다. 쓰레기 문제가 사회문제로 등장한 상태에서 여 과장은 수거인부들의 고충을 실제 체험해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쓰레기 불법 무단투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자신이 겪었던 사례를 주민들에게 전파해 문제점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데도 기여했다.

2013년 정보통신과장 재직 시에는 경남 최초로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해 재난방지에 크게 기여했다. 교육체육과장 때는 하청면 시립도서관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해 실제 낙후지역인 이곳에 도서관이 설립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 과장의 공직자상은 2016년 감사법무당당관 재직시 더욱 빛난다. 당시 시에 접수된 민원만 4,000여 건이 넘었다고 한다. 여 과장은 시에 접수된 민원에 대해 매일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행정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면담과 현장 방문 등으로 민원을 해결해 나갔다.

남다른 열정을 보인 여 과장의 도움을 받아 까다롭고 힘들었던 인·허가 문제를 편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었던 민원인들은 언론에 이같은 사실을 알려 오는 등 거제시를 신뢰하기에 이르렀다. 지금도 그 때 당사자들은 아무나 해주지 않았던 민원을 앞장서서 해결해 주었던 여 과장의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소문이 시민들로 인해 청내에는 물론, 외부에 퍼져 나가자 여 과장의 평소 소신을 앞세운 원칙과 시민들을 위한 봉사정신은 공직자의 표상으로 공무원 사이에서부터 먼저 자랑거리로 떠올랐다.

여 과장의 아름다운 심성은 다른 곳에서도 엿볼수 있다. 최근에야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는 2012년부터 5년 동안 매년 100만원의 장학금을 조용히 모 고등학교에 기부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7세인 여경상 과장은 오는 2020년 퇴직한다. 만기퇴직하면 40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게된다.

그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그 이전에 명퇴나 공로연수를 떠날수도 있다. 언젠가는 여 과장이 시청을 떠나겠지만 시민들은 그를 잊지 못 할 것이다.

훈장의 등급이 있다고는 하지만 여 과장이 현직에 있으면서 시민들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수여받은 녹조근정훈장은 국가원수가 받는 무궁화대훈장 보다도 값져 보인다.

거제시대  kgm65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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